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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생각부터 해! 본문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자기 계발서에도 유튜브에도, 심지어 액션 영화에서도!
나는 예전부터 이 말을 의심해 왔는데 '생각'이라는 단어를 폄하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생각'이란 사전적 의미로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인식하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그렇다면 인식하지도 판단하지도 않고 행동 하라는 그들의 조언은 과연 맞는 말일까?
사실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 라는 표현은 생각 자체를 하지 말란 뜻이 아닐거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행동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말고 일단 시작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이 문장을 축약하다 보니 모든 생각들을 싸잡아 부정적인 것처럼 표현해 버렸고 종종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었다.
나는 '일단 생각부터 해'라고 말하고 싶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라는 건 아니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 반드시 해야하는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이를 실천하면 어떨까 한다. 나는 여러분에게 다음 두 가지 '생각'을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는 목적을 떠올리는 '왜?'에 대한 생각이다. 지금 하려는 일을 왜 하는지 모른다면 그 일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의미가 없다는 것은 그 행동으로부터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뜻한다.
내가 삽으로 땅을 판다고 해보자. 왜 땅을 파는가? 집을 짓기 위해? 물길을 내기 위해? 나무를 심기 위해? 체력 훈련? 스트레스 해소? 등등, 우리는 목적을 알고 있어야 행위를 이해하고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
혹시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감이 들거나 의심에 빠진 적이 있는가? 만약 '왜'가 명확하다면 그런 회의와 의심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행위에 대한 의미와 당위성이 분명하다면 의심이 파고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목적에 부합하는 '어떻게?'에 대한 생각이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해보자. 어떻게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걸어갈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갈수도, 기차를 타고 갈수도 있다. 만약 '어떻게'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행동부터한다면 대개는 가장 쉬운 선택을 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쉬운 선택은 걷기 일 테고 부산까지 몇 날 며칠 걸어가게 될 것이다.
만약 여행의 목적이 '여유와 경치를 보는 것'이라면 '걸어가는 방법'은 탁월한 선택이겠지만 당장 내일 미팅을 위해 부산으로 떠나야 한다면? 과연 걸어가는 것이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니 행동하기 전에 '어떻게'를 생각해야 한다.
이처럼 왜(목적)와 어떻게(방법)는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 또한 행동을 시작한 후에도 회고와 피드백을 통해 수시로 생각을 점검해야 한다.
'생각하지 말고 해'라는 말은 원래의 의도가 축약되어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은 시작이 빠를지언정 그 결과는 위험하다. 우리는 방향을 잃고 원하는 삶과 더더욱 멀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일단 생각부터 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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