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던 때가 떠오른다.
배달대행 서비스 회사에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1차 기술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은 개발자 채용에서는 보기드문 다대다 면접이었는데 내게 주어지는 시간은 10분에서 15분 안팎이었다. 할당된 시간이 적다 보니 질문 수가 많지 않았는데 그중에 한 질문이 'API문서 최신화'에 대한 질문이었다.
"API문서를 어떻게 최신화를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나는 스웨거라는 툴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API문서를 최신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면접관 분들이 스웨거도 수동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스웨거 - API문서를 생성해주는 도구)
당시의 나는 면접관 분들의 말에 토를 달수가 없었다. 내 지식에 자신도 없었고 오랫동안 개발을 하신 분들이니까 그분들의 말이 정답이겠거니 했다.
나는 그렇게 면접에서 떨어졌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의 내 대답이 틀린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현재까지 내가 사용하는 스웨거는 자동으로 API문서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Django 프레임워크의 경우, 스웨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API문서를 최신화 하기 위해 매번 수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FastAPI 프레임워크는 스웨거를 내장하고 있고, 수동작업 없이도 API문서를 자동으로 최신화한다.
"You will see the automatic interactive API documentation (provided by Swagger UI):"
출처 : FastAPI 공식문서
대부분의 프레임워크는 Django처럼 스웨거를 추가 설치하고 문서 최신화를 위한 수동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FastAPI처럼 자동으로 API문서를 최신화해주는 경우도 있다. 당시에 내가 아는 스웨거는 FastAPI의 스웨거 하나였기 때문에 면접관에게 자동으로 최신화된다고 대답한 것이다.
아마 당시의 면접관들은 FastAPI를 접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Python을 사용하지 않았고 Python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었을 테니까.
이 이야기로부터 내가 얻고자 하는 교훈은 주니어든 시니어든 '누구나 틀릴 수 있다' 라는 것이다. 그들은 FastAPI의 스웨거를 몰랐을 것이고, 나는 FastAPI 외의 스웨거를 몰랐다.
나 또한 언젠가 면접관이 되고 시니어가 될 것이다. 나는 어떤 시니어가 될 것인가 묻는다면 '나도 틀릴 수 있다' 라는 것을 아는 시니어가 되고 싶다.
만약 내가 당시의 면접관이라면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지원자가 틀렸다고 생각하기 전에 다음처럼 되물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제가 알기론 스웨거도 수동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원자분은 자동으로 최신화한 경험이 있나요?"
이 질문에 지원자는 자신의 경험을 말해줄 것이고 나는 여태까지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상대가 틀렸음은 그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
'누구나 틀릴 수 있다' 특히 '나도 틀릴 수 있다' 라는 믿음을 가질 때, 나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니어야 이러한 믿음이 기본 탑재? 되어 있지만 언젠가 나도 경험이 쌓이고 시니어가 되면 이러한 믿음을 저버리는 날이 올 것이다. 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를 섣불리 판단하고 평가하겠지. 이 글은 그때의 나를 위해 미리 적어두는 글이다.
'나는 이렇게 성장한다 >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새롭게 깨달은 것들 (0) | 2022.12.31 |
---|---|
나에게 일이란 (0) | 2022.11.20 |
나에게 독서란 (1) | 2022.10.23 |
블로그 쓰지 마세요. (5) | 2022.05.14 |
개발자가 가져야할 생각 (0) | 2022.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