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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성장한다/사색

블로그 쓰지 마세요.

daco2020 2022. 5. 1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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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쓰지 마세요.
쓸 거면 자기만족으로 쓰시고 이력서에 넣지 마세요.

 

 

인턴 중, 팀 리더님에게 들었던 말이다.

 

 

당시에는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서 블로그 운영이 필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나에게 리더님의 조언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리더님은 '실력 없는 개발자가 쓰는 글'이 오히려 취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얘는 이것도 몰랐구나, 심지어 틀렸네.” 같은 생각을 한다고 했다.

 

리더님의 말을 듣고 나서 내 블로그를 돌아보았다. 정말 맞는지 틀렸는지도 모를 글들이 대부분이었고, 특히 같은 주제로 나보다 잘 쓴 글들이 인터넷에 차고 넘쳤다.

 

그렇다면 내가 글을 쓰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

내 부족함만 보여주는 게 아닐까?

 

 

내 글이 부끄러워졌다.

 

 

 

 

매일 쓰기 시작하다.

리더님으로부터 조언을 들은 후 나는 블로그를 매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블로그 주소를 이력서 가장 상단에 넣었다. 리더님의 조언을 정확히 반대로 따랐다.

 

리더님의 말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조언을 따르고 싶지 않았다. 당시에는 내 행동에 대해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었는데 나중에야 생각이 정리되었다. 이는 잠시 후에 말하겠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린 글의 수는 다음과 같다.

  • 1월 61개
  • 2월 61개
  • 3월 64개
  • 4월 53개
  • 5월 27개(5월 14일 기준)

 

2022년 1월부터 지금까지 블로그에 총 266개의 글을 올렸다. (블로그를 만든 21년 까지 합치면 총 343개이다)

 

 

글 주제는 ‘알고리즘 문제 풀이’, ‘오늘 한 일’, ‘주간 회고’, ‘TIL’ 등이다. 나는 아래와 같은 글쓰기 기준을 정했고 덕분에 쉽게 글을 쓸 수 있었다.

 

  • 분량에 욕심 부리지 않고 짧게 쪼개서 쓴다.
  • 틀려도 좋으니 지금 아는 것을 쓴다.
  • 하나의 글에 되도록 하나의 주제만 담는다.
  • 매일 알고리즘을 풀고 블로그에 올린다.
  • 매일 한 일들을 업무일지처럼 올린다.
  • 매주 한 일들과 느낀 점을 주간 회고로 올린다.

 

 

 

 

*첫 번째 주간 회고를 링크로 남기겠다. 당시에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2022년 3주차 '기록의 시작'

 Weekly Work 이번 주는 기업 협업 3주 차였다. 과제는 '실시간 호가 데이터를 가져오고 DB에 파일 시스템을 활용하여 벌크로 저장하는 것'이었다. 실시간 호가 데이터를 불러오기 위해 스레드를 공

daco2020.tistory.com

 

 

 

 

왜 블로그를 쓰나요?

면접 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위에서 내 행동을 설명할 수 없었다고 했는데, 막상 질문을 받으니 신기하게도 대답이 나오더라.

 

자신감을 갖기 위해 씁니다.

 

 

위에서 언급한 리더님은 나를 ‘실력 없는 개발자’로 명명했다. 당시 개발을 배운 지 3개월도 안된 상태였고, 리더님이 말하는 용어들은 모두 처음 듣는 것들이었다. 리더님은 나의 부족함을 지적했고, 나 또한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개발이 너무 좋았지만 이와 다르게 자신감은 떨어져만 갔다.

 

그런 내가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했다. 진짜 자신감은 눈에 보이는 근거에 기반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블로그는 내게 있어 ‘근거 저장소’가 되어 주었다. 매일 무언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일종의 '작은 성공'이었고, 내가 하루하루 자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었다.

 

 

 

 

행동의 근거

객체지향이라는 개념을 접한 뒤로 나 스스로를 객체로 바라보곤 한다.

 

내가 가진 ‘지식’과 ‘실력’은 ‘상태’이다.

내가 ‘커밋’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행동’이다.

객체지향에서는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취준 당시 면접관들의 질문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었다. 나의 ‘상태를 묻는 질문’과 나의 ‘행동을 묻는 질문’. 나의 ‘상태’에 주목하는 면접관은 내게 큰 관심이 주지 않았다. 반면, 나의 ‘행동’에 주목하는 면접관은 내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 

 

블로그는 나의 행동을 증명해주는 소중한 근거가 되었고, 나의 ‘꾸준함’과 ‘개발을 좋아하는 마음’을 내 말보다 더 잘 설명해주었다.

 

앞서 면접 때 블로그를 왜 쓰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 질문을 받은 회사들로부터는 모두 오퍼를 받았다. 내 행동에 주목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결국 스스로를 위해 썼던 글들이 취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이때부터 나는 한 가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내 ‘행동’이 내 ‘상태’를 결정한다.

 

 

 

 

앞으로의 글쓰기

개발을 시작한 지 6개월이 넘었다. 한 달 전에 취업을 했고 이제 2개월 차다. 현재 나는 다음처럼 글을 쓰고 있고, 쓸 예정이다.

 

 

업무일지와 TIL

회사 노션에 올리는 업무일지, 밑에 숫자는 그날의 점수다.

 

업무일지는 보안 때문에 더이상 블로그에 올리지 않는다. 오늘 한 일과 느낀 점, 업무에 필요한 메모들을 적는다.

 

 

 

 

입사 후 쓴 글들, 일부는 블로그에도 올라와 있다.

 

TIL은 회사 업무를 하다가 ‘이건 정리하면 좋겠는데?’싶은 내용을 적는다. 특히 구글링을 하다 보면 한글로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그런 주제는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헤매지 않도록 글로 남기고 있다.

 

TIL 외에도 책 내용이나 강의 내용을 요약정리하기도 한다. PR 리뷰도 따로 정리하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적는다.

 

 

 

 

알고리즘과 주간 회고

 

어느덧 130개 문제를 풀었다.

 

알고리즘은 최근 SQL문제로 바꾸었는데 이유는 SQL과 친해지기 위해서다.

 

알고리즘을 어떻게 매일 풀 수 있냐고 묻는다면, 쉬운 문제만 풀기 때문에 가능하다. 내게 있어 알고리즘 풀이의 목적은 ‘취업’이 아닌 ‘취미’다. 쉬운 문제는 금방 풀 수 있고 풀고 나면 기분이 좋다. 내가 계속 개발을 좋아할 수 있도록 매일 ‘작은 성공’을 배치한다.

 

 

 

주간 회고가 밀리면 2주치를 한번에 쓰기도 한다 :)

 

 

매주 회고를 통해 ‘이정표’를 세우고 내가 가야 할 길을 교정한다.

 

주간 회고는 내가 그때 어떤 상태였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려준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되짚어 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과거의 내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월간 사이드 프로젝트

아직까지 프로젝트만큼 재미있고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월 단위로 작게 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다.

 

5월에 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블로그 본문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부끄럽지만 일부 태스크를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태스크는 문제와 해결의 반복이다.

 

물론 업무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사이드 프로젝트는 시간 날 때, 그리고 주말에 조금씩 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나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글또’라는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를 알게되어 7기로 합류했다. 지금까지의 글쓰기는 자기만족의 경향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시야를 더 넓히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 위의 사이드 프로젝트 과정을 글또 커뮤니티에 올릴 예정이다.

 

앞으로도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글을 통해 보여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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