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와 반상회
글또라는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현재 9기의 참여자 수는 450여 명입니다. 이번 글또 9기는 세 차례 반상회가 열렸는데요. '백엔드 반상회', '프론트 반상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준비위로 참여한 '데이터AI 반상회'입니다.
데이터AI 반상회는 데이터 직군과 AI 직군을 묶은 반상회입니다. 이번 데이터AI 반상회는 약 60~70여 명이 참여했는데요. 반상회라는 단어가 낯설 수 있을 텐데, 쉽게 말해 커뮤니티 내의 소규모 콘퍼런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고 인터뷰
이번 회고는 가상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최근에 [우주로부터의 귀환]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지구로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을 인터뷰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 형식에 영감을 받아 제 회고 글에도 인터뷰 형식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특히, 저한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질문 10개를 추려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 질문
1. 반상회 준비위원회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전부터 반상회 준비위를 해보고 싶었어요. 멤버들이 더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좋겠고, 여러분과 추억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준비위 첫 모임에서 언급한 말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반상회 준비위원회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백엔드 반상회는 준비위원회 인원이 너무 많았고, 프론트 반상회는 신청 기한을 놓쳤죠. 다행히 데이터AI 반상회가 남아있었고 지난 글또 8기의 데이터AI 반상회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이번에도 재밌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준비위원회를 신청했습니다.
2. 반상회 컨셉이 ‘피크닉’이었는데 어떻게 결정된 건가요?
먼저 반상회 일자가 5월로 정해졌습니다. 5월이라면 초록초록하면 좋을 것 같아 '숲', '피크닉', '도시락'이라는 키워드를 제안했습니다. 이 밖에도 '위씨', '보름달' 키워드도 있었는데 투표를 통해 '피크닉'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피크닉이 반상회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고 마치 소풍 가는 듯한 분위기를 연상시켜 많은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3. 발표자 케어 팀에 참여하면서 어떤 준비를 했나요?
저는 이번 준비위원회에서 두 개 팀에 지원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발표자 케어 팀이었습니다. 발표자 케어 팀은 제가 작년 백엔드 반상회의 발표자였기 때문에 발표자들을 잘 케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지원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발표자 케어는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발표 리허설 때 피드백을 드리거나 응원하는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고, 발표자 모집이나 발표 자료 수취, 실제 발표자 케어는 같은 팀이었던 현진 님께서 도맡아 해주셨습니다.(현진 님 감사합니다😂)
만약 다음에 또 반상회 준비를 한다면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4. 네트워킹 팀에 참여하면서 어떤 준비를 했나요?
제가 네트워킹 팀에 참여한 이유는 기존 반상회의 네트워킹을 좀 더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글또 7기부터 지금까지 5번의 반상회에 참여했습니다. 반상회를 참여하면서 느낀 것을 제가 직접 개선해보고 싶었던 거죠.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은 '참여자들이 준비위를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처음부터 조별로 앉기', '조 이름을 숫자가 아닌 동물이름으로 짓기' 세 가지 였습니다.
'참여자들이 준비위를 알아볼 수 있게 하기'는 제가 겪었던 불편함 때문이었습니다. 반상회 진행 중에 안내를 받고 싶은데 누가 준비위인지 알 수 없어 난감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반상회에서는 일부 인원이 '꿀벌 머리띠'를 하고 참여자들을 안내하였습니다. '꿀벌 머리띠'를 한 덕에 누가 준비위원회인지 알 수 있고 자리 안내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귀여움까지 잡았죠!🐝)
'처음부터 조별로 앉기'는 이전 반상회에 참여한 분으로 부터 받은 피드백 이었습니다. 처음 반상회에 갔을 때, 주변 사람들이 조원이 아니다 보니 말을 걸기가 어려웠다는 의견이었죠. 이번에는 처음부터 조별로 앉아 반상회 마무리까지 함께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행사 당일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6번 질문에서 답하겠습니다.
'조 이름을 숫자가 아닌 동물이름으로 짓기'는 저의 취향? 이었습니다. 조를 단순히 숫자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귀여운 동물 이름으로 구분하면 좀더 친근하고 유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이것은 실제로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총 12개의 조를 편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열 두 동물의 이름을 지어버리면 오히려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자리를 안내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어 이 아이디어는 조용히 제 가슴 속에 묻어두었습니다.
5. 네트워킹 조를 편성할 때 어떤 기준으로 조를 편성했나요?
첫 네트워킹 팀 회의 때 조편성의 기준으로 성비, MBTI, 에너지 점수(내향/외향 점수) 등을 고려하자라는 의견이 있었고, 반상회 참가 설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수집하였습니다. 이후 회의를 통해 제가 조편성을 맡게 되면서 다음의 조 편성 기준을 세웠습니다.
기준1. 성비
성비를 기준으로 세운 이유는 성별의 균형을 맞춰 특정 조에 특정 성별이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고, 다양하고 편향 없는 네트워킹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기준2. 한 조의 에너지 합이 20 이상
각 조의 에너지 합을 20 이상으로 설정하면 각 조별로 최소한의 활동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각 조에는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들이 골고루 섞일 수 있었습니다.
기준3. 겹치지 않는 MBTI
각 조 안에서는 겹치는 MBTI 유형이 없도록 편성했습니다. 어느 한쪽의 성향으로 쏠려 네트워킹이 진행되기보다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각을 공유하기를 바랐습니다.
기준4. 중/고연차는 1조에 1명 이상
반상회를 신청한 대다수는 1~3년차였고, 4~6년차, 7년차 이상은 소수였습니다. 하여 이 또한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시니어분들의 지식과 경험이 공유될 수 있도록 각 조에 1명 이상 편성되도록 하였습니다.
6. 네트워킹 조를 미리 편성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했나요?
앞서 네트워킹 조를 미리 편성하고 자리를 지정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고 했는데요. 불참자에 따른 조 인원의 변동이 바로 그 문제였습니다.
행사에 불참자가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반상회 당일에도 불참자가 나올 때마다 조를 수정했습니다. 기준에 맞는 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최종 확정된 조를 오후 6시에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불참자가 나왔고, 일부 노쇼 인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원이 부족해진 조는 같은 네트워킹 팀의 영근 님께 자리 변경을 부탁하여 해결하였습니다. (영근 님 감사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불참자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지만, 조편성을 미리 했을 때의 단점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준비위를 하게 된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7. 경품 추첨을 ChatGPT 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반상회가 열리기 얼마 전, 준비위 채널에 경품 추첨에 대한 아이디어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가 데이터AI 반상회이니 GPT로 추첨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채택과 함께 진행까지 맡게 되었죠.ㅎ
방식은 간단했습니다. 경품 추첨 대상자들의 이름을 GPT에게 말하면 GPT가 배열에 담아놓습니다. 그런 다음 한 명씩 랜덤하게 뽑아달라고 부탁만 하면 되었죠. 저는 이왕 하는 김에 더 재밌게 하자는 생각으로 GPT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며 추첨을 하도록 했습니다. (질문 만드는데 도움을 주신 지훈님 감사합니다 🙏)
실제로 했던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추첨을 한 명씩 뽑으면 루즈해질 수 있기 때문에 두 명씩 뽑기도 했습니다.
책 추첨
- 책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잠을 못 잘 것 같은 사람 한 명 뽑아줘
- 이번 달 안에 로또 당첨될 것 같은 사람 한 명 뽑아줘
- 다음 반상회 때 발표할 것 같은 사람 한 명 뽑아줘
- 지금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 두 명 뽑아줘
강의 쿠폰 추첨
- 강의를 반드시 완강할 것 같은 사람 두 명 뽑아줘
질문에 대한 반응은 좋았습니다. 다들 피식하고 웃으셨죠 🤭
경품 추첨 진행은 원래 혼자 하는 걸로 되어있었지만 재우 님이 옆에서 함께 해주었습니다. 제가 질문을 입력하면 재우님이 질문을 읽으며, 효과음과 함께 긴장감을 끌어 올려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우님!)
8. 경품 추첨이 중간에 멈췄다고 하는데, 그 때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암담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경품 추첨을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해 여러 재미난 질문들을 테스트했었습니다. 문제는 경품 추첨 직전에 테스트를 진행했던 것이죠. 경품 추첨은 GPT4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GPT4 모델은 특정 질문 횟수를 초과하면 얼마동안 질문을 못하게 막습니다. 그런데 하필 추첨 도중에 그 횟수를 초과하여 경품 추첨이 중단되고 말았죠...😂
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했습니다. 그때의 느낌을 잘 표현한 밈이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저에게는 우주가 잠시 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당황한 저에게 성윤 님이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었지만,, 그 순간에는 귀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아 자꾸 되물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MC를 맡아 주셨던 미향님의 노트북과 GPT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약 5분 정도 다시 세팅하는 동안 성윤님이 마이크를 넘겨받고 자연스럽게 빈 시간을 채워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다시 GPT 세팅을 마치고 재우님과 함께 경품 추첨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성윤님 미향님 감사합니다🙏)
사실 그때 긴장을 해서인지 몸을 엄청 떨었는데 다른 분들에게 들켰을까 싶네요. 아마 근처에 계신 분들은 모두 보셨을 듯..!? 매우 부끄럽지만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실수 덕분에 반상회가 더 오래 기억되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9. 이번 반상회 준비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반상회 참가자들이 한번이라도 더 미소 짓고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저는 마지막 인사에 특별히 신경 썼습니다. 이전에는 성윤님이 마지막 인사를 맡았다면, 이번에는 네트워킹 팀도 함께 꿀벌 머리띠를 쓰고 참여자들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좋은 기분을 주었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행복은 어떤 성취가 아니라 좋은 관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반상회가 끝난 후, 함께 고생한 준비위원회 분들끼리 마지막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훈련소에 계신 희원님이 돌아오면 뒤풀이를 할 예정입니다. 이번 반상회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준비위원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반상회 준비 과정에서 함께 고생하고, 기분 좋게 반상회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저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10. 참가자들의 피드백이나 반응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아무래도 제가 참여한 부분에서의 반응이 기억에 남습니다.
"네트워킹이 잘 짜여있어서 좋았어요!"
"다양한 성향(E/I)가 적절히 분배"
"정말 피크닉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경품 추첨 등 정말 재밌고 알찬시간 보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꿀벌 머리띠는 어느분 기획인가요? ㅋㅋㅋ 귀여워요."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
마무리
이번 회고는 인터뷰 형식으로 해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회고라면 시간 순서대로 보고 느낀 것을 전부 적었을 텐데 이번에는 저에게 인상 깊었던 사건들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회고 글에는 저와 관련된 내용 외에 다른 이야기들은 모두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우리 준비위 분들의 많은 고생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MC를 도맡아 준비하신 미향님!
음식과 반상회 전반을 도와주신 재우님!
포스터를 만들고 훈련소로 떠나신 희원님!
굿즈를 준비하고 사진촬영을 해주신 건희님 지훈님!
제 몫까지 발표자 케어를 맡아주신 현진님!
참여자 통계 데이터를 통해 즐거운 네트워킹 시간을 만들어준 영근님, 다원님!
네트워킹 주제 키워드를 준비하시고 제 옆에서 함께 마지막 배웅을 해주신 승예님!
이 모든 과정을 멱살 잡고 캐리 해주신 성윤님까지..!!!
저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는 이렇게 성장한다 >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11회 유니톤 대상 후기, 그리고 배운 것들 (8) | 2024.04.14 |
---|---|
주니어 개발자가 2년 동안 업무를 통해 배운 것들 (12) | 2024.03.31 |
2023년 52주차 '다양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탐구한 해' (4) | 2023.12.31 |
2023년 25주차 '순간을 만끽하는 삶' (0) | 2023.06.25 |
2023년 23-24주차 '나만의 원칙을 찾아또' (0) | 2023.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