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가 앱 개발을?
많은 사람들이 앱 개발을 ‘개발자만 할 수 있는 일’로 여긴다. 심지어는 같은 개발 직군이라 할지라도 앱 개발을 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사실 나도 그랬다. 백엔드 개발자이긴 했지만 앱 개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다시 말해 앱 서비스에 대한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디자인을 하기 위해 피그마 강의를 듣고, 앱을 개발하기 위해 플러터 강의를 들었다. 처음에는 강의를 따라 하며 이렇게 하는구나 싶었지만, 반년 동안 앱 하나 출시하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반년 넘게 개발만 하다 포기한 이유
처음 만들려는 앱은 모닝페이지 앱이었다. 매일 아침 노트 3페이지를 의식의 흐름대로 채우는 것을 모닝페이지라고 한다. 이것을 앱 서비스로 구현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반년 동안 개발한 모닝페이지 앱은 결국 출시하지 못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가장 크게 3가지였다.
첫 번째는 기능 구현에만 몰두 한 것. 개발 일을 했다 보니 코드를 이해하고 잘 짜는 것,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구현은 끝나지 않고 출시는 무한정 미뤄졌다.
두 번째는 기획과 디자인이 중간중간 바뀐 것. 처음 앱을 개발하다 보면 요구사항이 빈약하고 누락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보완하고 채우다 보니 시간이 계속 지체되었다.
세 번째는 앱 출시 방법을 전혀 몰랐던 것. 앱을 출시하기 위한 빌드 방법, 앱 정보 등록 방법, 개인정보처리방침, 아이콘과 스크린샷 제작 방법 등,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라 막막했다. 막막함은 두려움으로 바뀌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1번과 2번으로 다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런 식으로 개발 기간이 길어지자 점점 확신이 사라졌다. '이 서비스 정말 괜찮은 걸까?', '이걸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자기 의심과 피로감이 쌓이면서 결국 손을 놓고 말았다.
중요한 건 '출시 경험'이다
앱 개발을 포기한 후에 한 동안은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Cursor AI가 등장하고 다시 도전을 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대신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기로 했다.
먼저 앱 개발의 목적을 '출시'로 잡았다. 우리가 앱을 개발하는 이유는 좋은 코드를 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우리 서비스를 보여주기 위함이니까, 아무리 늦어도 1주일 안에는 개발을 끝내고 출시 요청을 보내는 걸 목표로 삼았다.
방향을 잡으니 의사 결정도 쉬워졌다. 코드 한 줄 한 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얼추 동작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작은 버그나 성능 저하는 일단 넘어가며 빠르게 완성을 하는데 집중했다. 일단 출시를 하고 나면 버그나 성능 최적화, 추가 기능 구현은 그 이후에 진행해도 충분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이렇게 쉬운 거였어???'
누구나 자기만의 앱을 출시할 수 있다
앞으로 앱을 출시하는 것은 '앱 개발자'가 아니라 '메이커'들이 될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코드는 AI가 작성한다. 나는 메이커가 되어야 하고 AI를 내가 고용한 개발자로 생각해야 한다. 이제 메이커에게 중요한 것은 코드 작성이 아니라 AI 개발자에게 질문하고 지시하는 것이다.
앱 개발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앱을 출시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내 앱을 출시하는 경험'이다. 한 번이라도 이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새로운 정체성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긴다. 필요한 개발 지식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요령이 생긴다. 이렇게 2번 3번 앱을 출시하면 나와 똑같은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아. 이렇게 쉬운 거였어???'
이쯤 되면 '그래서 어떻게 하는건데?' 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그래서 비전공자도 쉽게 앱을 출시할 수 있도록 앞으로 글과 영상을 통해 이 과정을 나눌 예정이다.
다음 글에서는 빠르게 앱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툴을 써야 하는지 설명해 보겠다.